나고야 자동차용 금형 수출상담회 참관기
최윤지 기자 2018-07-12 09:16 0

1. 경기 회복한 일본 금형 산업

2014년까지 사양 산업으로 불리며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던 금형 산업이 최근에는 2008년 리먼 쇼크 이전 수준의 생산량을 회복하며 호조를 띠고 있다.


일본경제산업성에 다르면 일본의 금형 생산액은 2014년부터 점차 증가하기 시작해 2017년에는 4,200억 엔을 기록하며 예전 수준을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년간 치열한 수주 경쟁으로 인해 일본 내 금형 기업이 약 20% 폐업해 8,000개사까지 줄어들었다”며 “살아남은 기업들이 사업을 과하게 확장하기보다는 연구개발을 통해 기술력을 심화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살아남아 탄탄해진 기업들은 생산설비에 IoT를 도입하는 등 생산성을 높이거나, 나고야가 속한 아이치현처럼 금형 기업이 밀집해 있는 지역의 경우 여러 기업이 협력해 생산설비, 해외 생산거점을 공유하기도 했다.

 

연도별 일본 금형 생산액 추이

자료원 : 일본경제산업성 기계 통계

 

또한 일본경제신문사가 2017년 말 일본 금형 기업 125개사를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일본 금형 기업 중 2018년도에 설비투자를 늘릴 예정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전체의 33.1%로서 투자를 줄일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 대비 5배 가까이 많았다.


자동차 업계의 패러다임이 전환되면서 등장한 전기자동차, 하이브리드자동차 등 차세대 자동차의 경우 연비 규제의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차체의 경량화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금형 기업의 역할이 증가하는 추세다.


2009년에 30% 이상 생산 비중을 차지했던 통신 기기용 금형은 현재 20%대로 생산 비중이 감소했으며 그 자리를 메운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은 89.6%에 해당하는 112개사가 취급하고 있다.

 

2. 금형의 중심지 나고야

아이치현 코난시에 소재한 특수 금형 제조업체 KTX는 표면에 0.1㎜ 크기의 구멍을 무수하게 뚫은 ‘포러스 전기 주금형(電?金型)’을 개발해 과거 3년 동안 20%의 성장을 이뤄냈다.


KTX사 금형은 지문을 재현할 수 있을 정도의 정밀도와 가벼운 무게가 특징으로 제품 무게를 기존 대비 2배로 줄일 수 있다. 미국 자동차 회사인 포드(Ford)가 KTX사 금형을 계기판용으로 채택하면서 인지도가 높아졌다.

 

포러스 전기 주금형 표면


자료원 : KTX

 

이처럼 나고야경제권(일본 중부지역)은 2015년에 제조업 출하액 기준으로 도쿄경제권을 제치고 일본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도요타자동차(Toyota)를 필두로 덴소, 아이신정기 등 유수의 자동차 및 부품 제조업체들이 있어 금형 수요가 충분하다.


이에 KOTRA 나고야무역관은 한국금형협동조합과 협력해 ‘GP Autoparts Mold Fair in Nagoya’를 개최했다.


나고야무역관은 나고야 금형 전시회(INTERMOLD NAGOYA 2018)와 연계한 수출상담회를 진행해, 미쓰비시자동차 등 완성차 메이커, 아이신정기, 오카야강기 등 금형을 취급하는 주요 벤더 등 일본 기업 20개사와 한국 금형 기업 11개사 사이에 만남의 기회를 제공했다.

 

INTERMOLD NAGOYA 2018 전시장 전경

자료원 : INTERMOLD 진흥회 홈페이지

 

또한 사업에 참여한 일본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국 금형 인재 채용 세미나를 진행해 향후 고용 및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한국 인재의 우수성, 채용 성공사례를 홍보하고 구체적인 채용 프로세스 등을 안내했다.

 

3. 일본 바이어 인터뷰

 

수출상담회 행사장 전경

자료원 : KOTRA 나고야무역관

 

수출상담회에 참여한 일본 M사 일반자재조달부 T차장은 “당사는 일본 금형 경기 회복으로 인해 최근 금형 조달을 위한 태스크포스 부서를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M사는 대형 수지 금형 등을 한국 및 중국에서 조달하고자 하고 있으며 조달 시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가격경쟁력을 꼽았다. 실제로 T차장은 “관심 품목을 취급하는 한국 기업들에 일본 제품 대비 얼마나 저렴한지, 중국 기업 대비 어떤 강점을 가졌는지 질문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보수적인 일본 기업 특성상 M사를 비롯한 많은 바이어들이 다른 일본 내 기업에 네트워크가 있는지 궁금해했으며, 상담 중 구체적인 계약 이야기가 오간 일본 기업 중에는 이미 한국 협력기업과 거래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의 비중이 높았다.


일본 바이어들은 일본 내 거점을 보유해 유지관리, A/S 등이 가능한지도 중요한 요소로 생각했으며, 특히 일본 G사 영업기술부 M팀장은 “당사에서는 메인터넌스 수요 대응이 힘들기 때문에 해당 공장을 일본에 보유하고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상담회에 참가한 바이어 중 2개사는 파친코 기계 제조 분야에 주력하고 있었으나, 최근 파친코 산업의 침체로 인해 자동차 부품의 비중을 높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행성 관련 일본 정부의 규제가 차츰 강화됨에 따라 최근 5년간 1,280개의 파친코 영업소가 폐업했으며, 이로 인해 일본 바이어들이 상대적으로 수요가 높은 자동차 부품을 취급하게 되면서 새로운 납품처를 찾고 있다.

 

4. 시사점

2017년 기준 일본의 금형 수입 금액은 약 10억 달러(전년 대비 7.1% 증가)를 기록했으며 한국은 1위 수입 대상 국가로서 전체 수입 금액 중 43.8%의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2018년 들어 가격경쟁력에 밀려 2위였던 중국에 추월당했으나 일본 내 한국 금형 기업에 대한 인지도 및 신뢰도를 고려한다면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다.


한국 금형 기업들은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하는 중국 기업의 가격 동향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는 한편, 일본어가 가능한 직원을 채용하거나 일본 내 거점을 운영하는 등 일본 바이어의 요청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편이 바람직할 것이다.


또한 일본 취업을 준비하는 구직자는 나고야를 비롯한 중부지역이 유효구인배율이 높고 자동차 및 부품, 기계 등 제조업 분야의 우수기업이 많으므로 이 지역으로의 취업 활동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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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지 기자